티스토리 뷰
목차
제너럴 모터스(General Motors, GM)는 전통 자동차 제조사에서 전기차·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 중인 대표적 기업입니다. Ultium 플랫폼, 브랜드별 전동화 계획 등 제너럴 모터스만의 전기차 전략을 테슬라와 비교하여 알아보겠습니다. Cruise 자율주행, 로보택시 계획, 소프트웨어 구독 모델 등 모빌리티 기업을 선언한 제너럴 모터스가 제조업에서 플랫폼 기업으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리고 전기차 성장 둔화 속에서 제너럴 모터스가 구조조정 없이 지속 가능한 고용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용 유연성과 노조 방어의 대립 구도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모빌리티 기업으로의 전환
제너럴 모터스는 더 이상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로 머물지 않겠다는 선언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내연기관 차량 생산에 집중하던 제너럴 모터스는 이제 “모빌리티 기업(Mobility Company)”으로의 정체성 전환을 본격화하며, 자동차 산업의 다음 단계인 통합 이동 서비스 제공자로 거듭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단순히 차량을 제조·판매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동이라는 행위 자체를 플랫폼 화하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의 확장을 선언한 것입니다. 제너럴 모터스의 이 같은 변화는 단순한 슬로건 차원이 아니라, 실제 사업구조 전반에서 드러납니다. 가장 상징적인 프로젝트는 크루즈(Cruise)입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이 자율주행 기술 스타트업을 자회사로 인수한 뒤, 샌프란시스코 등지에서 로보택시(자율주행 택시) 시범 서비스를 운영 중이며, 중장기적으로는 미국 전역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서비스는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차량을 소유하지 않고도 이동할 수 있는 구독형 모빌리티 플랫폼을 현실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너럴 모터스는 ‘Ultifi’라는 자체 운영체제(OS)를 통해 차량 내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새롭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 OS는 차량의 OTA(Over-the-Air) 업데이트는 물론, 내비게이션, 인포테인먼트, 심지어 운전자 맞춤형 주행 경험까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합니다. 이처럼 제너럴 모터스는 더 이상 차량을 일회성 판매가 아닌 지속적인 수익 창출 수단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이는 테슬라와 유사하지만 더 광범위한 서비스로의 확장을 목표로 합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 사업에서도 제너럴 모터스는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GM Energy’라는 브랜드로 가정용 배터리, EV 충전 솔루션, 에너지 저장 장치 등 다양한 전력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자동차 외 사업 다각화가 아닌,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 생태계 구축 전략의 일환입니다. 기존의 차량 고객을 자사 에너지 고객으로 전환하며 생애가치(LTV)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이러한 전환은 궁극적으로 제너럴 모터스가 추구하는 비즈니스의 중심축을 바꾸는 과정입니다. 제조업 기반의 고정 수익 모델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반복 수익 구조로 이동하는 것이 핵심이며, 이는 애플이나 구글 같은 빅테크 기업들의 접근법과도 유사합니다. 기존 차량 판매 마진보다 높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이 변화는 일시적 실적보다 구조적 전환에 따른 중장기 성장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자동차라는 물리적 제품을 넘어, 서비스·데이터·에너지까지 아우르는 제너럴 모터스의 확장 전략은 제조업 전통을 지닌 기업으로서는 이례적일 만큼 급진적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시장의 방향성과 발맞추며 미래 산업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지금 제너럴 모터스는 자동차를 넘어, 사람들의 삶의 방식 자체를 다시 설계하려 하고 있습니다.
테슬라 대비, 제너럴 모터스의 전기차 전략
전기차 시장의 선두주자를 이야기할 때 대부분은 테슬라를 떠올립니다. 실제로 테슬라는 빠른 시장 선점과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글로벌 전기차 산업을 선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서 묵묵히 전환을 준비해 온 전통의 강자, 제너럴 모터스의 반격 또한 점차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단순한 내연기관의 대체 수준을 넘어, 완전한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조용하지만 단단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2021년 ‘2035년 내연기관차 생산 중단’을 선언하며, 업계 최초로 전면 전동화를 천명했습니다. 이에 따라 쉐보레, GMC, 캐딜락 등 자사의 전 라인업을 순차적으로 전기차로 전환하고 있으며, 그 기반에는 자체 개발한 ‘얼티엄(Ultium)’ 플랫폼이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배터리 구조와 파워트레인을 통합 설계해 생산 단가를 낮추고, 다양한 차종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모듈형 시스템으로, 제너럴 모터스 전기차 전략의 핵심 인프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제너럴 모터스가 전기차 개발을 ‘속도전’이 아닌 ‘지속가능한 구조’로 접근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테슬라가 민첩한 소프트웨어 중심 기업이라면, 제너럴 모터스는 제조업의 저력을 바탕으로 생산 인프라와 부품 생태계까지 통합하는 전략을 택했습니다. 실제로 미시간과 오하이오 등 기존 공장을 전기차 전용 생산기지로 전환하고 있으며, LG에너지솔루션과 합작한 배터리 공장(Ultium Cells)을 통해 안정적인 배터리 공급망도 확보 중입니다. 시장에서도 점차 변화가 감지됩니다. 캐딜락 브랜드의 첫 전기 SUV ‘리릭(Lyriq)’은 미국에서 긍정적인 초기 반응을 얻었으며, 픽업트럭 수요를 반영한 GMC 허머 EV, 쉐보레 실버라도 EV 등은 테슬라와는 전혀 다른 고객층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 프리미엄과 상용차 시장 모두를 아우르며 세분화된 타깃 전략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점차 확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제너럴 모터스는 전기차를 ‘제품’이 아닌 ‘전환의 출발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차량 판매에 그치지 않고, 충전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 구독 서비스, 차량 데이터 분석 등 전기차 이후의 비즈니스 모델 확장에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제너럴 모터스는 2025년까지 전기차와 관련된 연구개발 및 생산 인프라에 약 35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며, 이는 단순히 시장을 따라가는 수준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 패러다임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겠다는 의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물론 아직 갈 길은 멉니다. 리콜 이슈, 배터리 공급 지연, 판매량 격차 등 여러 도전과제가 남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제너럴 모터스가 단순한 ‘자동차 회사’에서 벗어나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탈바꿈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조용하고 느리지만, 확실한 반격이 시작되었습니다. 테슬라가 개척한 시장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전통의 강자로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전기차 시대를 설계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자와 시장은 다시 제너럴 모터스를 주목해야 할 시점입니다.
전기차 냉각기 속 노동전략
2025년, 전기차 시장은 분명 성장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한때 예측됐던 낙관적 전망에 비해 둔화되고 있습니다. 고금리, 충전 인프라의 지역별 불균형, 공급망 병목 현상은 소비자의 전환 의지를 늦추고 있으며, 미국 시장 역시 예외는 아닙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제너럴 모터스의 노동전략은 두 번째 시험대에 올라 있습니다. 이번에는 단순한 갈등 관리가 아닌, 장기적이고 전략적인 인력 구조 조정과 자본 효율성 확보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주의 깊게 봐야 할 부분은, 제너럴 모터스가 현재의 수요 냉각기를 어떻게 버티고 있는가입니다. 전기차 수요가 정체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건 생산 속도이고, 이는 곧 인건비 부담과 연결됩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2023년 파업 이후 노동조합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계약을 체결했지만, 그 뒷면에는 높아진 고정비 구조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 내 공장의 임금 및 복지 수준은 세계적으로도 높은 편이며, 전기차 생산 단가가 아직까지 내연기관보다 유리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는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에 그치지 않습니다.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제너럴 모터스는 LG에너지솔루션과 함께 세운 배터리 합작 공장 등 비노조 사업장에서의 운영 효율을 강조해 왔지만, 최근 노동계가 이 영역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노동 유연성 확보에 제약이 생길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고정 인건비의 증가는 곧 단기 충격 발생 시 기업의 조정 능력 저하로 이어지기 때문에, 이는 단기 실적뿐 아니라 중장기 주가 흐름에도 직접적인 변수로 작용합니다. 그렇다고 무작정 인력 감축이나 자동화로 대응하는 것도 쉽지 않습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2023년 이후 사회적 책임과 지속가능 경영(ESG)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왔으며, 노동자 해고나 지역 생산기지 폐쇄는 정치적·사회적 반발을 야기할 수 있는 리스크를 안고 있습니다. 특히 2024년 미국 대선 이후 형성된 친노동 정책 기조 아래에서, 고용 안정성 유지가 브랜드 신뢰와 정부 지원을 확보하는 중요한 조건이 되었기에, 제너럴 모터스는 한층 복잡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있습니다. 제너럴 모터스는 향후 생산 전략의 유연성을 높이기 위해 멀티 플랫폼 기반 설계, 직무 전환형 기술 교육, 임시직 도입 확대 등의 복합적 전략을 구상하고 있으며, 이는 노동 강성의 단점은 줄이고 효율성은 높이는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제너럴 모터스는 최근 일부 공장에서 근무 유연화 프로그램을 시험 적용하고 있으며, 이는 향후 노동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중요한 것은 단기 실적보다 제너럴 모터스의 비용 구조 변화가 장기적으로 수익성 개선에 어떤 영향을 줄 것인가입니다. 전기차는 단순한 제품 전환이 아닌, 생산 방식·인력 구성·노동관계까지 전방위적인 재편을 요구하는 산업입니다. 제너럴 모터스가 이 과정을 어떻게 균형 있게 이끌어가는지에 따라, 향후 영업이익률 회복, 자본 효율성 향상, ROE 개선 등 재무 지표에도 명확한 차이가 발생할 것입니다. 요약하자면, 전기차 수요 둔화는 단기 이슈이지만, 노동전략은 기업 체질의 문제입니다. 제너럴모터스가 이 전환기를 유연하게 넘긴다면, 단지 시장 점유율뿐 아니라 생산성과 투자 안정성 모두에서 새로운 강점을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은 바로 그 가능성을 따져볼 시점입니다.